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농부의 삶

농부 1일차(22.09.15)

by 팜린이 2022. 9. 15.

안녕하세요. 팜린이입니다.

 

저는 약 1년간 코인을 해왔던 유저입니다. 처음에는 현물로 수백만원을 벌다가 욕심에 그만 콱 물려버렸죠.. 그래도 생활도 해야 하고 빚도 갚아야 하니 해서는 안될 선물을 해버리게 되었습니다. 그 결과는 참담했죠. 청산+청산+청산.. 벌면 청산, 잃어도 청산..ㅎㅎㅎㅎ 그냥 선물은 지옥이다라는 말을 제 돈을 뿌려가면서 배운 것 같네요.

 

9월 13일에 미국 CPI발표와 함께 엄청난 뽁풍 하락이 나와버렸쥬.. 장대 음봉이 나오는 이 때 저는 쿨하게 롱을 때려 쿨청산을 맞았네요. 아무래도 몇 개의 지지선도 있어서 지켜보고 있었는데, 그놈의 '혹시나'라는 마음때문에 또 다 잃게 되었습니다. 더 이상은 시드도 없고 청산도 싫어요 ㅠㅠㅠㅠ.. 

 

이런 삶이 참 고단하고 힘드네요. 그럼에도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와이프와 논의를 하던 중, 소비제로에 도전을 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. 물론 아예 안하기는 힘들겠지만, 그래도 최소한으로 줄여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어요. 그래서 전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농사라고 생각했습니다.

 

그래서 제가 하게된 것은 바로 배추심기, 상추심기, 콩나물 키우기입니다. 한 번도 해보지 않아서 당연히 실패할 거라 생각은 하지만, 성공한다면 몇 주, 몇 달은 저 세 가지 야채를 구입하는 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무작정 시작했습니다.


1. 배추, 상추 심기

지금은 9월 중순이기 때문에 사실 배추를 심기에는 조금 늦은 시기라고 합니다. 제 의견이 아니라 모종사러 가니까 사장님이 말씀해주시더라구요. 무도 심고싶었는데 이미 다 팔려서 없었다능 .. ㅠ 여튼, 상추는 가을 상추, 겨울 상추 무슨 상추 저런 상추 별별 말씀을 다 해주셨는데 귀에 안들어오더라고요. 전 상추를 안먹어서요..(?)

 

그래도 이것저것 챙겨주셔서 배추 모종 10개, 상추 모종 10개, 모종 옆에 뿌려줄 친구 1봉지 해서 총 6,000원이 들었습니다. 이정도만 준비해주신다면 이제 농부가 될 수 있숩니다 !!!

 

땅 다지기

 

제일 먼저 할 일은 땅을 다지는 일입니다. 제 땅은 아니고 아부지 땅인데, 요즘 바쁘셔서 야채친구들을 그냥 두셨더라구요. 그래서 사알짝 허락을 받고 배추와 상추 친구들을 심기로 했습니다. 기존에 심어놓은 친구들은 애호박, 고추, 깻잎, 틈메이러, 파 입니다. 근데 호박밭이 되었어요 ^ㅁ^*

 

호박 줄기가 따가운데 그런 지식이 없어서 그냥 쿨하게 손으로 만졌다가 흰색 따가운 가시가 살에 박혔습니다.. 혹시나 호박을 키우시는 분들 줄기 쪼심하세용 ~~ 그리고 모기가 진짜 많더라구요. 그냥 전 물렸는데 요즘 모기가 참 작아졌어요. 내 눈이 작아진건가? 여튼, 모기향을 피우시거나 모기를 피할 수 있는 장비를 충분히 차고 입장하는게 좋아요!

 

다 하려다가 죽을거같아서 그냥 1/3만 팠습니다. 한 2년은 거의 의자에 앉아서 생활을 하다보니 살도 찌고 근육도 다 잃어버리고 해서 그런지 삽질하니까 진짜 느무 힘들어요..ㅠ 할아부지 아부지는 어케 사셨는지 존경스럽습니다.

 

모종 심기

그래도 요래요래 다 파준다음에 배추는 조금 넓게, 상추는 조금 좁게 심어줬습니다. 근데 왜 같아보이는지 모르겠네요?..(음? 뭐징)

 

모기잡느냐고 모종 사진을 찍어놓지 않아서 보여드릴 순 없는데, 배추는 뺄때 밑에 조그마한 구멍에 나무젓가락을 살짝 대주면 싹 빠집니다. 반면 상추는 잘 뭉쳐져 있지 않아 살살 잘 빼주셔야 합니다. 

 

그리고 땅은 너무 깊지 않게 파주시고(모종이 작기 때문에), 모종을 심은 다음 단단히 심을 수 있게 옆의 흙들을 잘 토닥여주세요.

 

그리고 마지막은 물을 듬뿍듬뿍 뿌려주시면 배추와 상추를 심는 것은 끝납니다!


콩나물은 사진을 하나도 안찍어놔서.. 2차시 시도할 때 다시 리뷰할게요 ㅠㅠ 죄송합니다.

 

하~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가네요. 이렇게 팜린이의 농부일기를 쓰는게 참 마음아프면서도 다른 한켠에는 편안함과 뿌듯함이 조금 있네요. 코인으로 물리신 분들 너무 힘드시겠지만 너무 현실에 얽혀 힘들어하지 않으셨음 합니다. 그런 이유로 몇 일 동안 코끼리빔이 꼭 나와주길 간절히 빌면서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. 감사합니다!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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